현대차그룹,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 본격화… 아틀라스 생산부터 판매·서비스까지 통합 전략 추진
로봇 개발을 넘어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전담 조직 신설
현대자동차그룹이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을 본격적인 성장 분야로 육성하기 위해 조직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로봇 기술을 개발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대량생산과 부품 공급, 판매, 유지관리까지 연결하는 사업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미국 보스턴다이나믹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실제 자동차 생산 현장에 투입하기 위한 준비가 구체화되면서 그룹 차원의 사업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사업전략실 산하에 RX사업전략팀을 신설했다. RX는 로보틱스 에브리싱(Robotics Everything)을 의미한다. 로봇을 단순한 기계 장치나 생산 보조 설비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제조업과 물류,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을 연결하는 핵심 사업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방향성이 담겼다.
새롭게 만들어진 조직의 세부 인력 구성과 구체적인 업무 범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계열사별로 진행되고 있는 로봇 관련 사업을 하나의 전략 아래 연결하고, 중장기 투자와 사업화 계획을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은 로봇 기술과 핵심 부품, 생산 시스템 등 분야별로 사업 역량을 축적해 왔다. 앞으로는 이러한 역량을 통합해 실제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구축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직 신설은 로봇 산업에서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생산 규모와 비용 구조, 고객 확보 전략까지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스마트공장 구축과 부품 공급망 정비도 병행
현대차그룹은 RX사업전략팀을 신설하기에 앞서 로봇의 생산 현장 적용과 양산을 지원하기 위한 조직도 마련했다. 지난 5월에는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DF) 체계를 총괄하는 SDF 추진 담당 보직을 신설하고,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앤드컴퍼니 출신인 알페시 파텔 상무를 선임했다.
SDF는 공장의 생산설비와 산업용 로봇, 물류 시스템 등을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로 연결해 운영하는 제조 방식이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활용하고 설비 운영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제조 환경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로봇이 작업을 수행하는 동안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면 작업 동작과 이동 경로, 작업 순서 등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 공정의 변화에 맞춰 로봇의 동작을 조정하고 새로운 작업을 학습시키는 과정에서도 소프트웨어 기반 관리 체계가 활용될 수 있다.
같은 시기에는 로보틱스부품구매실도 신설됐다. 소현성 전 베이징현대 발전기획본부장이 실장을 맡아 로봇 양산에 필요한 부품 조달과 공급망 구축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정밀한 구동 장치와 센서, 제어 시스템, 배터리 등 다양한 부품이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부품의 안정적인 확보와 구매 비용 관리가 중요해진다. 따라서 공동구매와 공급업체 관리, 부품 표준화 등을 통해 제조원가를 낮추는 작업이 사업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
이처럼 SDF 추진 담당이 로봇을 활용할 수 있는 제조 환경을 구축하고 로보틱스부품구매실이 양산 기반을 마련한다면, RX사업전략팀은 각 영역의 활동을 연결해 그룹 전체의 로봇 사업 방향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작업을 수행하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아틀라스 /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별 역량을 연결하는 로봇 사업 체계
현대차그룹의 로봇 사업은 한 회사만의 기술력으로 완성되는 구조가 아니다. 로봇을 개발하는 기업부터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 생산과 물류를 담당하는 기업까지 다양한 계열사의 역량이 필요하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은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착용형 로봇 엑스블 숄더와 이동형 로봇 플랫폼 모베드, 배송 및 서비스 로봇 등을 개발하고 있다. 작업자의 신체 부담을 줄이거나 물품 운반과 이동을 자동화하는 기술을 통해 로봇 활용 범위를 넓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 자회사 보스턴다이나믹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비롯해 4족 보행 로봇 스팟, 물류 작업에 특화된 스트레치 등을 개발한다. 아틀라스가 사람과 유사한 형태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데 중점을 둔다면, 스팟과 스트레치는 각각 이동형 점검과 물류 자동화 등 서로 다른 산업적 수요에 대응하는 제품이다.
현대모비스는 로봇의 관절과 근육에 해당하는 액추에이터 등 핵심 부품 개발을 담당하는 방향으로 사업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액추에이터는 전기적 신호를 실제 움직임으로 바꾸는 장치로, 로봇의 자세 제어와 보행, 물체를 들어 올리는 동작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대차·기아는 완성차 제조 과정에서 축적한 생산 기술과 품질관리 경험을 활용해 로봇의 양산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부품과 완성 로봇의 물류 운영을 지원하고, 현대오토에버는 공장과 로봇, 데이터 시스템을 연결하는 정보기술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분업 구조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면 로봇의 설계와 부품 개발부터 조립, 물류, 현장 운영까지 하나의 공급망으로 연결할 수 있다. 자동차 산업에서 구축한 대규모 생산 시스템을 로봇 제조에 접목한다는 점은 현대차그룹이 가진 차별화 요소 중 하나다.
2028년 연간 3만대 생산체계 구축 목표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미국에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와 함께 아틀라스 2만5000대 이상을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생산 현장에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생산능력 확대와 내부 공장 도입을 동시에 추진하는 이유는 로봇의 기술 완성도와 경제성을 실제 산업 환경에서 검증하기 위해서다. 연구실이나 시험 시설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여주는 것과 수많은 작업자가 근무하는 공장에서 장시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다.
초기 적용 장소로 거론되는 곳은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부터 아틀라스를 자동차 부품의 서열 작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서열 작업은 생산 순서에 맞춰 필요한 부품을 구분하고 정해진 위치에 배열해 조립 공정에 공급하는 작업이다. 부품의 종류와 투입 순서가 정확해야 하므로 반복적인 움직임과 물체 인식, 위치 판단 능력이 중요하다. 이러한 업무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산업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한 초기 단계로 활용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후 로봇의 작업 범위를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 작업까지 적용 영역을 넓히고, 무거운 물체를 반복적으로 옮기거나 작업자에게 위험 부담이 큰 공정에도 단계적으로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아도 2029년 하반기 미국 오토랜드 조지아 생산공장에 아틀라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먼저 HMGMA에서 확보한 작업 데이터와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로봇의 적용 범위를 다른 생산시설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로봇 훈련과 검증을 위한 전용 시설 가동
휴머노이드 로봇이 자동차 공장에서 안정적으로 작업하려면 실제 생산환경에 가까운 조건에서 충분한 학습과 검증을 거쳐야 한다. 이를 위해 보스턴다이나믹스는 미국 조지아주 HMGMA에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AC)를 열고 아틀라스의 제조 현장 적용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RMAC은 자동차 제조환경을 재현해 로봇이 부품 분류와 자재 이동 등 다양한 작업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도록 훈련하는 공간이다. 로봇이 작업에 성공했는지, 어떤 상황에서 오류가 발생했는지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인공지능 모델 개선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로봇이 부품을 집는 과정에서 위치를 잘못 판단하거나 물체를 안정적으로 잡지 못한다면 해당 상황을 분석해 동작과 인식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 이후 수정된 로봇을 다시 시험하면서 작업 정확도와 반복 수행 능력을 높이는 것이다.
이러한 학습 과정은 다양한 형태의 부품과 작업 조건에 대응하는 데 중요하다. 자동차 공장에서는 부품의 크기와 무게, 배치 위치가 다르고 생산 일정에 따라 작업 환경도 달라질 수 있다. 로봇이 예외 상황을 적절하게 처리하지 못하면 생산 흐름이 중단될 수 있으므로 정상적인 작업뿐 아니라 오류와 돌발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도 검증해야 한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RMAC을 향후 현재보다 약 10배 큰 규모로 확장할 계획도 밝혔다. 자동차 제조에 그치지 않고 물류와 항공우주, 반도체, 식음료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할 수 있는 작업을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전용 훈련시설의 확대는 로봇의 성능을 높이는 동시에 여러 산업에서 활용 가능한 작업 데이터를 축적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다만 특정 공장에서 확보한 성능이 다른 사업장의 환경에서도 그대로 재현되는 것은 아니므로, 실제 고객사의 설비와 작업 조건에 맞춘 추가 검증은 필요하다.
로봇 판매를 넘어 서비스형 사업모델 추진
현대차그룹이 준비하는 로봇 사업은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에만 머물지 않는다. 로봇 공급과 함께 유지관리,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운영 지원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형 로봇(RaaS) 모델도 추진하고 있다.
RaaS는 고객이 로봇을 구매하는 대신 일정 기간 사용료를 지불하거나 운영 서비스와 결합해 활용하는 사업 방식이다. 초기 투자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기업도 필요한 업무에 로봇을 도입할 수 있고, 공급업체는 정기적인 서비스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산업용 로봇은 구매 이후에도 정기적인 점검과 부품 교체, 소프트웨어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은 작업 환경에 따라 동작을 조정하고 새로운 업무를 학습해야 할 수 있어 지속적인 기술 지원이 중요하다.
서비스형 사업모델이 자리 잡으면 로봇 제조업체는 제품 판매 이후에도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서도 로봇의 도입과 유지에 필요한 비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작업량이나 생산 여건에 맞춰 활용 방식을 결정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우선 자사 생산시설에서 로봇의 성능과 운영 비용을 검증한 뒤 외부 제조업체와 물류기업 등으로 고객층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내부 공장에서 얻은 운영 경험을 제품 개선과 서비스 설계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체 생산시설은 중요한 시험 무대가 될 전망이다.
대량생산과 상용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
현대차그룹이 로봇 사업의 조직과 생산 기반을 확대하고 있지만, 계획한 생산 규모를 실제 판매와 수익으로 연결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먼저 핵심 부품의 안정적인 조달과 제조원가 절감이 필요하다. 로봇의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부품 공급업체의 생산능력과 품질 수준이 중요해진다. 고성능 부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도 전체 제품의 가격을 산업 현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춰야 시장 확대가 가능하다.
내구성과 작업 정확도 역시 중요한 평가 요소다. 자동차 공장은 정해진 생산 일정에 따라 지속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로봇이 자주 멈추거나 반복 작업에서 오류를 일으키면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다. 장시간 가동 시 발생하는 부품 마모와 열, 배터리 성능 저하 등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
사람과 함께 일하는 환경에서 안전성을 확보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로봇이 작업자와 같은 공간에서 움직이려면 충돌 방지와 비상 정지, 위험 상황 감지 등 다양한 안전 기능이 요구된다. 로봇의 동작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람과 설비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운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로봇 도입으로 얻는 생산성 향상이 구입 및 운영 비용을 넘어서는지 확인해야 한다. 인건비 절감뿐 아니라 작업 속도와 불량률, 설비 가동률, 유지관리 비용 등을 함께 분석해야 실질적인 경제성을 판단할 수 있다.
2028년 HMGMA에서 시작될 아틀라스의 현장 적용은 이러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중요한 단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부 생산시설에서 안정적인 성능과 비용 경쟁력을 입증한다면 다른 공장과 외부 산업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현대차그룹 로봇 사업의 향후 전망
RX사업전략팀 신설은 현대차그룹이 로봇 산업을 장기적인 성장 사업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 기술 개발과 생산시설 구축, 부품 공급망 정비에 이어 사업 전략을 총괄하는 조직까지 마련하면서 로봇을 실제 시장에 공급하기 위한 기반을 넓히고 있다.
앞으로는 각 계열사의 기술과 제조 역량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연결하느냐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로봇의 성능이 우수하더라도 대량생산이 어렵거나 유지관리 비용이 높으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반대로 생산원가를 낮추고 안정적인 서비스 체계를 구축한다면 다양한 산업에서 로봇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제조 과정에서 쌓은 생산관리와 품질관리 경험을 로봇 사업에 적용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다만 자동차 생산에 적합한 기술과 물류·반도체 등 다른 산업에서 요구하는 기술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분야별로 성능을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향후 아틀라스가 실제 제조 현장에서 반복 작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투자 대비 효과를 입증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 관전 요소다. 연간 3만대 규모의 생산체계 구축 목표가 실제 수요와 판매로 이어질지도 지켜봐야 한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사업은 이제 기술 개발을 넘어 생산과 운영, 서비스까지 포함하는 사업화 단계로 확대되고 있다. 전담 조직 신설과 생산 현장 실증, 서비스형 로봇 모델이 계획대로 연결된다면 그룹의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로봇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커질 가능성이 있다.
FAQ
현대차그룹이 RX사업전략팀을 신설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로봇 개발뿐 아니라 생산과 부품 조달, 판매, 유지관리 등 사업 전반을 통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다. 계열사별로 축적된 기술과 사업 역량을 연결하고 중장기 투자 및 상용화 전략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틀라스는 언제부터 자동차 공장에서 작업하나요?
제시된 계획에 따르면 아틀라스는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HMGMA에서 자동차 부품을 생산 순서에 맞게 분류하고 배열하는 서열 작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생산 목표는 어느 정도인가요?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미국에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별도로 아틀라스 2만5000대 이상을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생산 현장에 단계적으로 도입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생산능력 목표와 실제 판매량은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비스형 로봇(RaaS)은 어떤 방식인가요?
서비스형 로봇은 로봇을 직접 구매하는 방식 외에 일정 기간 사용료를 지불하거나 유지관리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을 포함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업모델이다. 기업은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고, 공급업체는 장기적인 운영 지원을 통해 지속적인 서비스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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