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상장유지 요건 강화…시총·주가 기준 미달 기업 퇴출 현실화
상장기업에 높아진 유지 기준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상장유지 요건을 강화하면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들의 상장폐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시가총액과 주가를 중심으로 한 관리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 절차가 본격적으로 적용되면서 일부 기업은 이미 퇴출 결정까지 이어진 상황이다.
상장폐지는 단순히 거래가 중단되는 것과는 다른 의미를 가진다. 거래소가 정한 상장유지 요건을 장기간 충족하지 못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일정 기간 동안 기준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최종적으로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들도 강화된 기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제도 변화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요건이다. 과거에는 상장유지를 위해 요구되는 시가총액 기준이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올해부터 기준이 단계적으로 높아졌다. 기업의 규모와 시장 평가를 보다 엄격하게 판단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변경된 것이다.

한국거래소(KRX) 여의도 사옥
코스닥 시가총액 기준 단계적으로 상향
올해 초 코스닥시장 상장유지와 관련된 시가총액 기준은 기존 4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해당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일부 기업들이 하반기부터 관리종목 및 상장폐지 절차의 영향을 받게 됐다.
여기에 지난 7월부터는 기준이 다시 200억 원으로 상향됐다. 현재 제도에서는 일정 기간 동안 시가총액이 200억 원에 미치지 못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30거래일 연속 시가총액이 200억 원을 밑돌면 관리종목 지정 대상이 된다. 이후 일정한 기간 동안 기준을 회복했는지 여부를 다시 확인하게 되며, 90거래일 가운데 45거래일 연속으로 요구되는 수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같은 강화된 기준이 적용된 이후 코스닥에서는 시가총액 부족을 이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기업이 늘어났다. 현재 관련 관리종목은 17개사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45거래일 연속 요건을 판단하는 시점이 다음 달 중순 처음 도래할 예정이어서 시장에서는 추가적인 상장폐지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하반기 코스닥시장에서 강화된 시가총액 요건으로 인해 약 50개사 안팎이 상장폐지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실제 상장폐지 결정 기업도 등장
새로운 기준이 적용되면서 실제 상장폐지 결정을 받은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시가총액 미달을 사유로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진 기업은 스팩을 제외하면 코이즈, 원풍물산, 신라에스지, 케이엠제약, 골드앤에스, 수성웹툰, 에이에프더블류, 세진티에스 등 8개사다.
이들 기업은 강화된 상장유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거래소의 관련 절차를 밟게 됐다. 기업 입장에서는 상장폐지가 자금조달과 주식 거래, 기업 이미지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기준 회복을 위한 대응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
코스닥뿐만 아니라 코스피시장에서도 시가총액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일정실업이 상장폐지됐으며, 지난 23일에는 SHD도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졌다.
강화된 시가총액 요건에 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코스피 상장사는 현재 13곳으로 알려졌다. 시장별 세부 기준에는 차이가 있지만, 거래소가 상장기업의 최소 규모와 시장성을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주가 1000원 미만 기업도 관리 대상
시가총액뿐만 아니라 주가 수준에 대한 상장유지 기준도 강화됐다. 지난 7월부터 주가가 1000원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에 적용되는 새로운 퇴출 관련 규정이 시행됐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장기간 낮은 수준에 머무르는 종목을 흔히 ‘동전주’라고 부르는데, 이러한 기업 가운데 일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관리종목 지정과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현재 주가 기준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기업은 코스피 15곳, 코스닥 30곳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 역시 정해진 기간 동안 주가가 기준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45거래일 연속으로 주가 1000원 이상이라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의 경우 다음 달 중순부터 상장폐지 가능성이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올 수 있다.
다만 주가와 시가총액은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하기 때문에 특정 시점의 가격만으로 상장폐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거래소는 정해진 관찰기간과 연속 충족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적용해 절차를 진행한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상장폐지 결정에 법적 대응하는 기업도 있어
거래소의 관리종목 지정이나 상장폐지 결정에 대해 모든 기업이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일부 기업은 법원을 통한 대응에 나서며 거래소 결정의 효력을 일시적으로 정지해 달라는 신청을 제기하고 있다.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진 골드앤에스와 케이엠제약은 상장폐지 결정의 효력을 정지하기 위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주연테크와 CS 역시 관리종목 지정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상장폐지와 관련된 절차는 거래소의 결정만으로 모든 과정이 즉시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법적 절차를 진행할 경우 법원의 판단이나 관련 절차에 따라 일정 부분 일정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관리종목 지정이나 상장폐지 결정이 발생한 종목을 단순히 주가 하락 문제로만 접근하기보다 거래소가 제시한 구체적인 사유와 개선 가능성, 기업의 재무상태 등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코넥스 이전이라는 보완책도 마련
강화된 상장유지 기준으로 인해 모든 기업이 곧바로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금융당국은 시가총액 미달만을 사유로 상장폐지가 확정되는 기업 가운데 일정한 조건을 갖춘 경우 코넥스시장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보완책을 마련했다.
코넥스는 초기 중소·벤처기업 등의 자금조달과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별도의 주식시장이다. 코스피나 코스닥에서 상장폐지되는 기업 가운데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정리매매 절차를 거치지 않고 코넥스로 이전상장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된 것이다.
관련 기준에 따르면 최근 3개 사업연도 가운데 2개 연도의 영업이익이 흑자인 기업 또는 1개 연도의 영업이익이 흑자이면서 자기자본이 200억 원 이상인 기업은 코넥스 이전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
실제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진 신라에스지는 코넥스시장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제도는 시가총액 요건만 충족하지 못했을 뿐 사업 자체의 지속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게 다른 자본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한다는 의미가 있다. 따라서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진 기업이라도 이후 어떤 절차가 진행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는 관리종목 지정 사유를 확인해야
상장유지 요건 강화는 투자자에게도 중요한 변화다. 과거에는 기업의 실적이나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시가총액과 주가 등 거래소가 정한 상장유지 요건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성이 커졌다.
특히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은 일정 기간 내 기준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공시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래소의 결정 내용, 기업의 개선 계획, 재무상태, 주가와 시가총액의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또한 상장폐지 결정이 곧바로 모든 기업의 사업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구분해야 한다. 일부 기업은 법적 대응을 선택하거나 코넥스 이전 등 다른 경로를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강화된 기준이 실제 시장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관리종목 지정과 상장폐지 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해당 종목의 공시와 거래소 발표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FAQ
시가총액이 200억 원 아래로 떨어지면 바로 상장폐지되나요?
아닙니다. 일정 기간 동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으며, 이후에도 정해진 기간과 거래일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하루 또는 며칠 동안 시가총액이 기준 아래로 내려갔다고 즉시 상장폐지가 결정되는 방식은 아닙니다.
주가가 1000원 아래인 기업은 모두 상장폐지되나요?
주가가 1000원 아래라는 이유만으로 즉시 상장폐지가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거래소가 정한 관찰기간과 연속 충족 여부 등을 기준으로 관리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 절차가 적용됩니다. 따라서 해당 종목의 거래소 공시와 관리종목 지정 사유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상장폐지 기업은 다른 주식시장으로 옮길 수 있나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은 코넥스시장으로 이전상장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최근 3개년도 중 2개 연도의 영업이익이 흑자이거나, 1개 연도의 영업이익이 흑자이면서 자기자본 200억 원 이상인 경우 관련 이전상장 요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이전 가능 여부는 해당 기업의 요건 충족 여부와 관련 절차를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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